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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시리즈6 인천 웅진

바다 백호 2008. 5. 7. 11:27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면 111

기기묘묘함이여,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인가!

백령도

 아이들 방학이 시작되면서 휴가철도 함께 막이 올랐다. 여름휴가 때면 평소 맘먹기 어려웠던 관광지에도 눈을 돌리게 된다. 그런 곳 중 하나가 백령도다.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백령도는 그 명성이 예전부터 자자하지만 좀체 가보기 쉽지 않은 곳이다. 
그 까닭은 무엇보다도 서해 최북단에 자리잡은 먼 거리 때문이다.

백령도 두무진


 인천에서 서북쪽으로 229km나 떨어져 있는 백령도는 행정적으론 인천광역시 옹진군 소속이지만 지리적으로는 북녘땅에 더 가깝다. 북한땅 장산곶과 17km, 월래도와는 불과 11km 거리에 있다. 그래서 민간인보다 군인이 두 배나 많고, 아직도 포탄이 남아 있는 위험지역이 산재해 있어 긴장감이 감돈다. 일제 때는 일본 해군기지로, 6·25 때는 황해도 전투의 기점으로, 그 후로도 군사적 요충지로 민간인의 출입은 자연 까다로울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한 번 섬으로 들어가려면 오랜 시간 배를 타야 하고, 그나마도 기상에 따라 발이 묶이곤 해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섬이었다. 그러나 이제 4시간이면 갈 수 있는 쾌속선이 생겼고, 섬도 점차 개발되면서 서해 외딴 낙도였던 백령도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점점 늘고 있다. 관광객을 위한 여러 숙박시설과 위락시설이 갖춰졌으나 여전히 다른 여행지에 비해서는 열악한 편이다.



 백령도는 원래 국내에서 14번째 크기의 섬이었으나 화동과 사곶 사이를 막는 간척사업으로 면적이 크게 늘어나 9번째로 큰 섬이 됐다. 



 훼손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백령도는 발 닿는 곳이 모두 명승절경지다. 백령도의 첫째가는 볼거리는 ‘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리는 두무진(頭武津). 서북단 해안에 있는 두무진은 깎아지른 듯한 바위들이 마치 장군회의를 하듯 모여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형제, 장군, 코끼리, 신선, 촛대, 선대바위 등이 바다에 몸을 담근 채 머리를 맞대고 있다. 조선조 광해군 때 이대기가 저서 <백령지>에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극찬했던 선대바위며 촛대바위는 금방이라도 불을 밝힐 듯한 모양이다. 해안에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절경이지만 기암괴석의 얼굴을 자세히 보려면 배를 타고 볼 수 있는 해상관광코스를 택해야 한다. 



 이탈리아 나폴리와 함께 세계에서 단 두 곳밖에 없다는 ‘천연비행장’ 해안도 이 곳에 있다. 진촌리 사곶해수욕장은 썰물 때 길이 2km, 폭 0.2km의 해변이 드러난다. 물이 빠져나간 해변은 모래가 너무 고와 바닥이 콘크리트처럼 단단해져 활주로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섬을 넓힌 간척사업으로 조수간만에 변화가 생겨 지금은 사실상 그 기능이 상실됐다. 다만 자동차는 질주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한 모래길이 펼쳐진다. 여름철이면 피서객들로 붐빈다. 또 심청이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가 보이는 곳에 지상 2층 규모의 심청각을 세우고 사곶천연비행장, 두무진 등과 연결되는 관광코스를 조성했다. 

장산곶이 보이는 전망대


 백령도의 또다른 명소는 오금포와 중화동 포구의 콩돌해안. 모래 대신 지름 0.5~2㎝ 정도의 콩알만한 자갈이 해안을 뒤덮고 있다. 까맣고 노란 자갈들이 마치 메주콩, 강낭콩을 보는 듯하다. 이 곳 또한 여름이면 피서객들로 붐빈다. 자갈찜질이 악성피부염에 특효라는 말이 있어서다. 



 이 밖에 섬 북동쪽 고봉포 앞바다에서 300m 떨어진 물개바위는 국내 유일의 물범 서식지로 알려진 곳이다. 4~10월에는 이 곳에서 물범을 볼 수 있다고 하지만 육안으로는 불가능하고, 배를 타고 나가야 한다.



 백령도는 낚싯꾼들에게 관광지보다 손맛을 안겨주는 곳으로 더 사랑받는 곳이다. 섬 전체가 천혜의 낚시터인 이 곳은 초보자라도 3~4㎏급 우럭을 낚을 수 있다고 한다. 주요 포인트는 두무진, 고봉포, 용기포, 중화동, 장촌 일대. 노래미, 우럭, 가자미, 광어가 잘 잡힌다.



 *맛집

사곶냉면
 ‘장산곶회집’ 등 몇몇 음식점이 있긴 하지만 생선회를 제외하고 나면 마땅한 메뉴 선택이 어렵다. 백령도 사람들이 뭍에서 손님이 오면 꼭 모시고 가는 소문난 맛집이 있다. 진촌리의 ‘사곶냉면집(032-836-0559)’은 황해도식 막국수인 메밀냉면(3,500원)과 제육이 별미다. 사골을 5시간 이상 고아 만든 육수에 백령도 특산물인 까나리액젓으로 간을 해 먹는다. 구수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수입돼지고기가 아닌 백령도산 돼지고기로 만든 제육 또한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손맛을 자랑한다. 



 *가는 요령

 경인고속도로 - 인항로 좌회전 1km - 연안부두쪽 우회전 - 연안동 인천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승선한다. 
1일 2회(07:10. 08:00) 출항하는 백령도행 쾌속선(마린브릿지호, 데모크라시 5호)을 이용해 백령도 용기포선착장에서 하선한다.

 그러나 기상변화에 따라 운항이 취소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출발 전에 꼭 문의 하는 게 좋다. 
 (* 청해진해운-인천 032-884-8700, 백령도 032-836-5252 / 진도운수-인천 032-888-9600, 백령도 032-836-3500) 

현지에서는 대중교통편이 많지 않아 렌터카(032-836-5580, 836-3236) , 개인택시(032-836-0016, 836-0477, 836-0117, 
836-0201, 836-3388, 836-0328)를 대절해 움직이는 게 편하다.